일러스트: 용산공원 일대에 펼쳐질 일상 청년프로그래머 송의지
작업 방향
드라마틱한 이벤트보다는 소소해서 스쳐 지나가기 쉬운 일상적 사건들과 장소들에 애정을 느끼는 편이다. 용산공원 역시 이와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일상과 동떨어진 낙원이 재현되기 보다, 일상 속 자연스러운 배경이 되어 줄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대한 공통된 감성과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내서,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서 경험하는 일상 중한 부분’이라고 공감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현재의 용산공원 부지는 지리적으로 서울에 위치하지만, 서울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공간은 아니다. 서울이 아닌데 서울이 될 예정인 이 이질적인 공간에 흥미를 느꼈다. 도시 안에 존재하는또 하나의 도시, ‘용산 미군기지’가 공원화 되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다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하게 될까. 기존의 서울과 엄연히 다른 용산공원만의 특징들을 유지하면서도, 결국에는 우리의일상과 적절히 융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용산공원이 개방된 후 우리의 일상이 용산공원에 어떤 식으로 중첩될 지 궁금해졌고, 이를 예상하는 콜라주를 연작 형태로 만들었다.또한 당선작에서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강조한 부분에 주목해서, 맞닿아 있는 장소들과는 어떤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도 함께 고려하고자 했다. 범위를 용산 공원 부지 만으로 한정짓지 않고,주변 지역 역시 일상의 무대로 끌어들여, 용산 공원과 그 일대에서 펼쳐지게 될 우리의 일상을표현했다.
표현 방법 및 매체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일기의 형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싶어서 화자를 본인으로 설정하여 용산 공원과 그 일대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 지 상상해 보았다. 단순히 글자만 나열된 일기보다는, 일종의 여행기처럼콜라주와 드로잉, 필름 사진을 활용해서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또한 아날로그한 감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는데, 이는 용산 미군기지를 답사하며 느낀 바 때문이다. 6.25 때의 탄환이 그대로 박혀 있는 위수 감옥의 벽과 현대적인 용산구청 건물이 병치되는경관이 인상 깊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곳의 시간이 멈춰 있었는지 비로소 실감이났다.이 곳은 현재의 서울이 아니라 과거의 서울처럼 느껴졌다. 이 장소만이 가진 개성있고 아날로그한 분위기가 소중하게 느껴져서, 작업물에도 그러한 분위기가 묻어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청년프로그래머 송의지_ '용산일기' tea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