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원의 담론과 이슈, 그리고 용산공원
2017년 5월 19일 / 전쟁기념관 이병형홀
용산공원의 조성 과정을 통해 제기된 현대 공원의 담론과 이슈를 고민해봅니다.
새로운 시대, 변하는 도시, 공원의 새로운 가치와 역할을 찾아보았습니다.
14:00 ~ 14:10 오프닝
14:10 ~ 14:20 축사 및 청년프로그래머 위촉식 (정경훈 단장)
14:20 ~ 15:00 발제 “용산공원, 어디까지 왔나” (배성호 과장)
15:00 ~ 15:10 휴식
15:10 ~ 16:30 토론 “현대공원의 담론과 이슈, 그리고 용산공원” (배정한 교수, 서현 교수, 정석 교수)
16:30 ~ 16:50 청중과의 대화
16:50 ~ 17:00 클로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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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및 위촉식
#용산공원_ ‘금단의 땅’ 용산 미군기지가 공원이라는 새 옷을 입고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라운드테이블_ 최초의 국가공원인 만큼 여러 관계자와 국민들의 이야기를 모아야 합니다. 수직, 수평을 넘어 동그랗게 둘러앉아 소통하는 방식으로 ‘라운드테이블’을 택했습니다.
#1.0_ 과정은 단발적일 수 없으며, 형식은 다양할 것입니다. 고로 그 시작으로 마련된 2017년 5월~11월의 프로그램을 1.0으로 기획했습니다.
“용산공원 조성의 긴 호흡에 함께 할 청년들을 소개합니다.
이들은 소설가이자 화가이고, 연구자이며 건축가이자 조경가입니다.”
-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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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용산공원, 어디까지 왔나 (배성호 국토부 공원정책과장)
용산공원 프로젝트가 걸어온 길
용산기지는 일제강점기에 처음 만들어져 중·일 전쟁의 전진 기지로 활용되었으며, 군사기지로서 유용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 광복 후 미군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의 ‘용산미군기지 이전 검토’ 선거 공약으로 처음 논의가 시작되었고, 이후 용산공원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해왔습니다.
1904년 8월 일본, 용산 일대 300만 평을 군용지로 강제 수용
1907년 1월 일본군, 용산 군용지 117만 9800평 확정
1910년 8월 일본, 한국병합조약 강제 조인. 용산기지에 보병 15개 중대 배치
1921년 4월 일본, 용산기지에 제20사단 편성 완료(대륙침략 전진기지 완성)
1937년 7월 중일 전쟁 발발
1945년 8월 일제 패망 및 광복
1945년 9월 미24군단 예하 7사단 병력 인천 상륙 후 용산기지 진주
1946년 3월 용산기지에서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 개최
1948년 12월 미 제7사단 철수
1950년 6월 6.25 전쟁 발발
1952년 2월 대한민국 정부, 용산기지를 미군에 정식으로 공여
1970년 9월 국방부, 후암동에서 삼각지 일대로 이전
1978년 11월 용산기지에 한미연합사령부 창설
1988년 노태우 대통령 용산 미군기지 이전검토 지시
1990년 한미간 기본합의서 및 양해각서 체결
2000년 수도방위, 비용부담 등의 문제 제기로 논의 중단
2003년 한미 정상간 용산기지 평택이전 합의
2004년 용산기지 이전협정 국회 비준
2005년 국가공원 추진계획 발표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
2007년 용산공원특별볍 제정 및 국방부-LH 기부 대 양여 협약 체결
2008년 국토해양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 설치
2009년 전국민 아이디어 공모
2011년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 확정/고시
2012년 용산공원 조성계획 국제현상공모
2014년 한미연합사 잔류 결정으로 종합기본계획 변경
용산공원, 국민들의 마음 속으로
용산공원이 국민적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당시 언론에서 8개 정부시설 입지계획 중 부지의 맥락과 맞지 않는 ‘국립경찰박물관’과 신축 ‘국립과학문화관’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국토부는 이와 같은 여론을 겸허히 수렴하여 부지 내 신축 없고 기존건물 활용 방향 원점 재검토, 국민소통 강화, 종료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열린 계획 수립 방침을 발표합니다.
용산공원, 앞으로의 중요한 이슈들
1. 공원 조성 프로세스 재정립
철저한 사전 조사 / 열린 계획 / 단계적 조성
2. 거버넌스 재구축
온전한 경계 회복 / 국가공원의 성격 명확화 / 토양오염 치유
3. 진정성 있는 소통
Round Table / 공원 정담 / 임시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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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현대 공원의 담론과 이슈, 그리고 용산공원
1 열린 계획, 과정 중심적 계획 필요
배정한 - 용산공원과 관련하여 여러 언론 기사에 등장하는 “녹색”, “역사” 등은 실체가 없는 레토릭에 가깝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과 진행의 ‘과정’이다. “과정 중심적” 혹은 과정을 중시하는 “열린” 계획에 대해 먼저 논의할 필요
서 현 - 계획가의 역할은 필요하지만, 바둑에 비유하자면, 바둑판의 모양과 바둑의 룰을 정하는 것이 계획가의 역할이고, 참여형 설계는 이후에 여러 바둑알이 놓이면서 예측할 수 없는 형태를 시민들이 “알아서 만드는”, 일종의 민주사회적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것
정 석 - 본래 공원은 도시에서 자연을 닮은 공간이지만, 시민 사회가 등장하면서 도시의 주인이 시민이 된 후 왕의 사냥터, 귀족의 폐쇄된 사적 정원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공간을 뜻함. 공원의 본질적 의미는 오픈스페이스나 숲이 아닌, 폐쇄된 공간을 시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 공원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이므로, 공원은 그저 자연이거나 생태이기만 해서는 안 됨
배정한 - 시민사회와 공원 간의 역사적 관계와 맥락을 용산공원 조성 프로세스에 대입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 그러나 언론과 대중의 담론에서는 가벼운 의미의 “자연”과 “생태”가 공원의 큰 프레임을 차지하며, 이런 프레임에 힘입어 한편으로는 공원이라는 용도가 다른 개발 압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있기도 함
동시대 도시에서 공원의 역할과 의미
서 현 - 공원은 시대가 담보하는 시민사회의 모습을 보여 줌. 한국은 현재 새로운 시민사회를 목격. 이전 세대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민주주의를 발견하고 재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원도 변화.
정 석 - 도시는 칠판처럼 썼다 지울 수 없음. 도시를 하나의 생명체라고 생각하며 철거와 신축을 고민해야 한다. 용산기지는 슬픈 역사의 장소이지만 긴 시간 동안 외세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을 한 번에 지워버리자는 생각은 재고되어야 함.
새 정부에 바라는 용산공원
배정한 - 현재까지 역대 정권과 용산공원의 관계를 살펴보면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의 대립과 주도권 다툼이 치열했음. 그간의 대립을 해소하고 새로운 협치의 정신으로 용산공원의 난제를 풀어나가야 함. 진정성 있는 소통, 경계문제의 재검토 등이 중요
정 석 - 새 정부는 섣부른 공원화보다 부지 그대로를 보존할 필요. 사람들이 빠져나간 작은 도시 용산 부지는 매우 흥미로울 것. 시간이 지나 이곳을 무언가로 채워야 할 때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에게 선택권을 주면 보다 자연스럽게 채워질 것. 오늘 선정된 청년 프로그래머들의 발칙한 상상 또한 생명력 넘치는 다채롭고 번잡한 작은 도시로서의 용산공원을 만들 것으로 기대. 새 대통령과 서울시장은 시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분들이기에 시민들 또한 더 많은 목소리를 낼 필요
서 현 - 오늘날 젊은 세대는 흔히 말하는 586세대와 달리 강한 경쟁력을 가진 세대. 현재 사회의 기득권층이 된 우리가 용산공원 부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만이자 시대착오적 발상. 우선 잘 보존하고 조사한 후 우리 청년들이 3~40대가 되었을 때 그들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줄 필요
최혜영(전 West 8의 용산공원 설계 담당,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Q. 마을만들기의 경우 거주자와 소통하는 시민참여형 설계가 가능할 수 있지만, 용산공원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거주자와 관련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A. 전 국민 혹은 세계인이 이용하게 될 용산공원이므로 의견을 듣는 대상 또한 자유롭게 열어놓을 필요. 토론과 논의는 더 많은 사람이 이야기할수록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최대한 많은 수의 조사 필요(정석)
후암동 시민(남, 80대)
의견: 용산공원 부지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 땅이 아니었고 역사적으로 주변 주민들이 불이익을 얻은 것이 사실. 현재 공원계획 중 도로계획에 관하여, 후암로를 최대 30m까지 넓히고 공원 남북 간 소통을 위해 지하 도로 필요
이지선(용산공원 청년프로그래머)
의견: 전에 용산구에 거주했던 측면에서 보면, 시민들의 의견을 국토부가 대체로 수용해주지 않은 것이 사실.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노력할 필요가 있음. 또한, 시민참여형 설계는 전문가 주도형과 다른 과정으로 진행되어야
갈월동 시민(여, 60대)
Q. 이전 부지 내에 자리 잡게 될 미 대사관은 높은 담벼락을 친 채 공원 내의 폐쇄적 공간으로 위치하게 될 것. 거주민들에게는 넓은 공원 조망권, 일조권 등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A. 미 대사관 신축 문제는 한미 양국 간 외교적으로 결정된 문제이지만, 지속적인 소통 창구를 통해 국민들 또한 요구 사항을 피력해야 함. 미 대사관 이외에도 드래곤힐 호텔, 방호 부지, 헬기장 부지, 한미연합사 잔류 등 공원 부지를 축소하는 이슈 또한 정부 차원에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할 필요. 이를 위해 시민사회의 여론이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할 것(배정한)
“용산공원, 국민과 함께 긴 호흡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 배성호 과장 -
“지난 30년간의 용산공원 관련 논의에서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부지와 부지를 둘러싼 상황 자체를 일종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이나 문제 자체를 원점에서 해체하고
또 다른 시선으로 파악하는 ‘공원의 재발견’이 필요한 시점”
- 배정한 교수 -
2017년 5월 19일, 금요일 오후 2시
전쟁기념관 이병형홀(삼각지역)
사회
김영민 교수 /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발제
배성호 과장 / 국토교통부 용산공원추진기획단 공원정책과
토론
배정한 교수 /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서현 교수 /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정석 교수 /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